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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스님] 주인공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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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법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32.207), 작성일 05-01-13 01:32, 조회 4,97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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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 스님께서는 주인공을 믿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무언지 모르는데 어떻게 믿습니까? 물론 믿음을 공덕의 어머니라고 하는 말도 알고 있고 믿으면 여러가지로 편리한 점이 있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알면서 믿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주인공에 대해서는 알듯하다가도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모른다고 하는데도 계속 믿으라고 하시겠습니까?



답변) 모른다고 하시는데 이렇게 내게 질문을 하면서도 모릅니까?

보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 가고 오는 것, 먹는 것, 그런 것을 다 누가 합니까? 찰나찰나에 고정되지 않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말하고 하는게 다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예전에 어느 스님이 솥을 걸어놓고 팥죽을 쑤는데 죽이 끓으니까 여기 저기서 뽈록뽈록 죽방울이 솟더란 말입니다. 그러자 스님이 죽 솥을 들여다보면서 주걱으로 방울방울 솟는 것을 내리치면서 요놈도 문수, 요놈도 문수 그랬답니다.


그러니까 요놈도 주인공 요놈도 주인공… 그래도 되겠지요. 방울방울 솟는게 다 팥죽이지 다른 것 아니지요? 그러니 뭘 모르겠다는 것입니까? 찰나찰나에 고정됨이 없이 나투고 돌아가는 것, 그게 주인공 즉 말하자면 팥죽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찰나찰나에 하고 많은 일이 벌어지는데 언제 따지고 말고 할 겨를이 있겠어요? 그냥 주인공! 하고 밀고 나가면 그뿐이지요. 그러니까 모른다는 생각도 죽방울이고 안다는 생각도 죽방울이고 보는 거, 듣는 거, 말하는 게 다 방울방울 죽방울, 팥죽이란 말입니다. 방울방울 주인공이란 말입니다. 그런데도 모르시겠어요?



주인공이라고 하니까 어떤 분들은 자꾸 '나'라는 생각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주인공이 전생, 후생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건 잘못입니다. 찰나찰나 나투는데 '나'라고 고정할 게 어디 있습니까? 그냥 공이지요. 내가 공이니 삼세도 공! 입니다.


그러면서 보고 듣고 말하고… 다 하지요. 그래서 이치로 따지지 말고 무조건 믿고 들어가라, 그러다보면 알 때가 온다고 하는 것입니다. 따지려거든 내가 누구인지부터 따져보시고 궁금하거든 '주인공, 너만이 너를 증명할 수 있지 않아?' 하고 밀고 들어가보세요.



이게 이치로 따져서 알 것 같으면 왜 스님네들이 20년 30년씩 이 공부에 매달리겠습니까?




<주인공 자리에 맡기고 관하는 도리는>


질문) 스님께서는 '일체를 주인공 자리에 믿고 맡겨라. 그리고 관하라'하시 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슨 도리입니까?



답변) 우리가 밥을 먹으려면 쌀을 깨끗하게 씻어 밥 지어놓고 숟가락으로 떠 먹어야 하겠지요. 그래야 밥 맛도 알고 배도 부를 겁니다. 그런데 해 놓지도 않고 먹으려고만 한다면 어찌 먹어지겠습니까?


그래서 먼저 나를 있게 한 근본자리에 모든 걸 믿고 맡기는 작업부터 해야만이 정말 청정하고 신선한 도리를 알게 된다는 것 입니다. 주인공은 말하자면 나를 형성시킨 주체, 즉 나무로 치면 뿌리에 해당됩니다.



부모미생전의 자리, 나의 근본이 주인공인데 옛날 어느 선사께서 하루 중의 하찮은 일까지도 주인공에게 묻고 대답하며 행동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흔히 '나'라고 하면 내 육신과 의식작용을 '나'인 줄로 알지만 찰나로 변하는 그 '나'가운데 어느 때의 '나'를 진짜 '나'라고 하겠습니까. 또한 자동적으로 움직이고 말하고 생각하는데 그때마다 '나'를 인식하고 있는지요.



그래서 '나'를 세우기 이전의 근본자리, 주인공을 믿고 모든 것을 거기에 되돌려 놓아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오래 떨어져 지내던 아비와 자식이 상봉하듯이 참나를 상봉케 됩니다.



<주인공에 맡기면 다 잘되는지요>



질문) 일체를 주인공에 맡기고 관하라 하시는데 그렇게 하는 최종 목적은 무엇입니까? 또 맡기면 잘되는 쪽으로 알아서 해주는지요? 그래도 잘못된다면 왜 맡기라 하십니까?



답변) 이 공부는 무심공부입니다. 어떤 세속의 목적이나 이익을 도모하자는 공부가 아닙니다. 굳이 이익을 말하자면 진짜 이익,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대자유인이 되는 것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놓고 맡기라는 것은 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착을 버리는데 달리 무엇을 구하고자 함이 있어 잘되느니 못되느니를 논하겠습니까? 버리고 어떻게 사느냐, 놓고 어떻게 사느냐 하시겠지만 부처님께서는 다 놓으시고, 다 버리시고 어떻게 사셨습니까?


잘된다, 잘못된다는 생각까지 나온 자리에 되놓지 않으면 놓아도 놓는게 아닙니다. 맡겨도 맡긴게 아닙니다. 젖먹이가 잘못될까 걱정한다면 어찌 엄마를 믿고 몽땅 맡기겠습니까?

사랑의빛님의 댓글

no_profile 사랑의빛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209.161,

  예전에 한번 읽었는데 다시 한번 읽으니 새롭습니다.  다시한번 대행스님 책을 읽어 봐야 겠습니다.  3보에 귀의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