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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rix 3 Revolution - 일반인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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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trix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11.♡.235.254), 작성일 03-11-12 17:56, 조회 3,10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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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피날레 “매트릭스 맞아?”

[속보, 생활/문화] 2003년 11월 07일 (금) 10:09



(::Matrix 3 Revolution ‘얼굴없는 작가’ 듀나의 리뷰::)



‘얼굴없는 작가’듀나가 21세기 영화사적, 철학사적 사건으로 기록될‘매트릭스’시리즈 완결편인 3편에 대한 리뷰를 보내왔다. 듀나는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30대 여성이거나 혹은 여러 명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복수의 정체성을 가진 작가로, 신상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한국 공상과학(SF)단편의 새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단편소설집‘태평양 횡단특급’등을 발표했다.

‘매트릭스’1편이 우리에게 평범해 보이는 일상 세계가 보이는 그대로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준 영화였다면‘매트릭스 2-리로리드’는 이 인식론과 자유의지의 게임 속에 우리가 어떻게 갇혀 있는지를 설명한 작품이었다.



그렇다면‘매트릭스 3-레볼루션’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작품일까. 드디어 기계들이 시온을 침략하고 인간과 기계들이 대전쟁을 벌이며 네오가 기계 도시로 날아가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동안 우린 이 꿈과 현실의 난장판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걸까. 영화는 이 패러독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을까.



결말을 밝히지 않고 말한다면 영화는 일종의 해답을 제시해 주기는 했다. 그 해답은 비교적 논리적이고 간결하며… 조금 맥이 빠진다. 아마‘매트릭스 2- 리로디드’가 남긴 미스터리에 흥분하며 결말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만들던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읽은 다양한 가설들 중 상당수가 영화의 결말보다 낫다. 더 이치에 맞아서가 아니라 더 재미있고 더 극적이며 더 영화적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전황이 극적으로 바뀌어도 영화의 결말은 아주 작고 소박하다.



액션 영화로서,‘매트릭스 3-레볼루션’은 지금까지 나온 3편의‘매트릭스’영화들 중 가장 현실의 무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매트릭스’의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우아한 허풍이었다. 쿨한 가죽 패션으로 차려입은 할리우드 영화 배우들이 와이어와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행동을 경쾌하게 해내는 것 말이다.



하지만‘매트릭스 3-레볼루션’은 그 허상을 일단 지워버린다.



시온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더 이상 가상현실의 도움을 받은 허세가 아니다. 지저분한 옷을 입은 병사들은 정상적인 중력의 제한을 받으며 (이상하게도 기계들은 정체불명의 힘에 의해 중력을 거부하는 것 같지만) 진짜 기계들과 싸워야 한다.



지금까지 그들을 커버해주었던 가상현실의 꿈은 없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결과물은 가장 장르적인 환상이다. 시온의 지하도시에서 인간들의 전투 로봇 APU와 기계세계의 센티넬이 벌이는 전쟁은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 효과가 투여된 부분일 것이다.



아마 여러분이 전형적인 장르 공상과학(SF) 액션 영화의 팬이라 면 이 장면에 흥분할지도 모른다. 이 두 파로 나누어진 거대한 기계들의 전쟁은 그런 부류의 영화들의 전통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선한 스타일과 액션으로 장르 세계에 극단적인 영향을 남긴 ‘매트릭스’는 막판에 오히려 전통적이고 안정된 원류로 돌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다. 여러분이 만약‘매트릭스’시리즈가 제시한 형이상학에 매료된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의 결말이 싱겁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 여러분이 보다 관대한 팬이라면 그 소박한 결론에서 무언가를 더 끌어내려고 할 것이며 아마도 대부분은 성공할 것이다.



너무 길어 나로서는 조금 질린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SF 영화의 특수 효과와 고전적인 액션 영화의 피튀기는 느낌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의 전쟁 장면이 맘에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가 지난 몇 년 동안 나온 가장 영향력이 큰 SF 시리즈의 만족스러운 피날레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매트릭스 3-레볼루션’은 가장 스케일이 큰 작품이지만 그만큼이나 안이하고 지쳐보인다.



/ 듀나 SF작가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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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3-레볼루션' 온ㆍ오프 의견분분

[속보, 생활/문화] 2003년 11월 10일 (월) 16:12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3-레볼루션'의 결말에 대해 온ㆍ오프라인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스미스 요원이 오라클에게 펀치를 날릴 때 오라클이 스미스로 변하고, 이 후 스미스와 네오의 빗속 대결장면에서는 네오마저 스미스로 변하는 게 과연 무슨 의미인가에 대해서는 거의 논문에 가까운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매트릭스 시리즈는 기독교적 사상에 바탕을 둔 직선적 세계관을 주 축으로 하고 있다.



'현실은 가상공간, 심판의 날에 절대세계가 온다' 등 영화는 기독교적 철학으로 가득하다. 1편 '빨간약 먹을래, 파란약 먹을래'의 '약'은 바로 창세기의 '선악과'에 해당한다. 선악과의 의미는 바로 인간의 자유의지. 네오는 빨간약을 먹으며 이른바 '선택'을 할 수 있는 주체로 거듭나게 된다.



상당수 매트릭스 마니아들은 영화의 요소들을 성경과 연계시키고 있다. 매트릭스의 설계자는 창조주, 트리니티는 마리아, 모피어스는 세례자 요한, 네오는 메시아 등. 하지만 이렇게 단적으로 정의를 내리기에는 여러 가지 모순과 왜곡도 뒤따른다. '매트릭스=가상현실=인간세계'라고 규정지으면 시온(zion)의 정체가 모호해지고, 심판의 날에는 분명 매트릭스가 파괴되고 창조주의 심판이 있어야 하는데, 영화의 결말에서는 매트릭스가 보존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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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과 네오, 스미스의 구도도 조금은 틀에 맞지 않는다. 성부, 성자, 성령의 '성삼위일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절대악과 절대선은 같은 존재다' 식의 음양철학은 성서의 정통성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2편에서 언급하는 '네오에 앞서 이미 5명의 네오가 있었다'는 설정도 유대교 주장을 대중에게 우회적으로 심어주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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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매트릭스 3 : 레볼루션 영화를 보고나서 한마디


[매트릭스3 - 레볼루션] 약간의 부족함. 아쉬운 최종판.

글쓴이: 제르

일시/추천: 2003-11-11 00:51:18, 조회 : 203, 추천 : 5



매트릭스3편에 대해서 몇자 적는 것은 어찌보면 한쪽으로 치우친 테러다. '테러'라는 표현은 상당히 오바된 표현일런지도 모르지만, 다른 게시판에 잠깐 잠깐 리플을 달았을 뿐인데도 민감한 반응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현재 매트릭스3는 뜨거운 감자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재미가 있다/없다의 내용이 아닌, 혹은 이해가 간다/안간다의 얘기가 아닌
좀더 거만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제대로 만들었나/못만들었나의 얘기를 매트릭스 시리즈의 팬의 입장에서 운을 떼보려고 한다. 물론 내가 매트릭스의 팬임에는 분명하지만,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하고 싶은 얘기는 적어도 3편에서는 분명 난 어느정도 실망했다. 객관적으로 2편에 대한 실망이 많았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3편이 더 실망스러운 것은 무엇일까?




이야기의 시작.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는 글!

이 글을 읽으며 '매트릭스 죽이기' 뭐 이런 표현은 삼가하길 바란다. 내가 뭘 적던 간에 그 글로 인해서 어떤 영화가 죽거나 흥행에 차질이 생길 리는 만무하거니와, 혹시라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매트릭스 지지글은 다 알바라고 해야 옳단 말인가? 물론 그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치한 반론의 재기는 정중히 삼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정책적인 바램도 없음을 분명히 해둔다. 그렇기 때문에 좀 편하게 단점들을 지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매트릭스 3편에 대해서'만' 말이다. 내가 '매트릭스' 시리즈의 팬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베이스는 '매트릭스'의 지지자에 가깝지만 그렇기 때문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아쉬운 얘기를 조금 해보려는 것이다. 그리고
내용의 이해 문제나 이야기의 의도에 관한 '나만의 해석'은 자제하겠다. 왜냐면 내가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도 의문이거니와, 사실 영화로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설명은 충분히 불충분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것이 3편의 최대 단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떠한 답도 낼 능력이 안되는 것은 사실이다.



매트릭스의 이해, 혹은 이해하기 위한 장치들.

'매트릭스' 시리즈 중 제일 재미있는 것은 1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야기의 시작이며, 비주얼의 시작이며, 모든 이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초대했던 모든 출발점은 그곳이니깐.. 하지만, 1편이 액션에만 치우친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편은 2편보단 덜하고 3편보단 더한 철학적인 이야기의 설정과 성서의 모티브를 갖고 있으며, 홍콩 무술과 일본 애니메이션 외에도 여러가지 영향력을 보여주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것은 단지 CG의 기교도 아니며 화려한 액션만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어찌보면 그것이 '매트릭스'의 매력이 아니었는가 싶다. 하지만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사람들은 '매트릭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것은 아마도 2편의 난해한 설명과 1편에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설정에 대한 부연설명이 늘어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SF가 아니기 때문에 매트릭스라는 공간의 이해와 프로그램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해석들이 '뒤늦게' 필요하게 됐다.



결국 최종편인 3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은 '매트릭스'를 이해하기 위한 나름의 해석과 장치들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애니 매트릭스'일 것이다. 이것은 영화적으로 상당히 문제다. 어떠한 영화가 영화만으로는 이해를 줄 수 없음을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애니 매트릭스를 봐야 이해가 된다" 이 말 자체로도 영화로는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인정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말로 '애니 매트릭스'는 영화의 부연설명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설명의 장치로의 애니메이션을 기획했던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시리즈도 의도된 것도 아닌데다가 3편으로 예상되지도 아니하였고, 속편을 2,3편으로 나누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이해를 도울만한 장치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매트릭스'의 이해력을 떨어뜨리는 원동력이 되었고 1편의 깊이있는 사고를 3편에서는 어느정도는 기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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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계에 관한 문제. 하지만 1편의 중심은 철학?

'매트릭스' 1편의 가장 중심이 되는 테마는 말 그대로 매트릭스의 존재였다. 이것은 1편에서만 놓고 볼 때, 철학의 한 부분인 '현상학'이라는 것에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현상학.. 쉽게 말해 '눈에는 보이나 진정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그것은 매트릭스라는 공간의 존재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의 존재에 관한 문제로 발전되었다. 1편에서의 대결은 인간과 프로그램의 대결이 아닌, 인간의 공간과 프로그램된 공간의 존재에 관한 고찰이 더 큰 문제였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2편에서 약간의 부연설명을 하게되면서 프로그램에
관한 비중이 커지게 된다. 그러니깐 매트릭스라는 공간과 인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 자체를 프로그램하는 더 큰 '무엇'의 존재와 그로 인한 인간과 기계의 공존에 관한 문제로 약간 방향이 바뀌었다. 그 결과가 어떠한 이야기를 낳았는지에 대한 결론은 피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삼아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중심이야기의 변천이다. 아마도 2편이 없이 1편과 3편을 본다면, 두 영화는 다루고 있는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과관계를 따지고 들어가기에도 너무 동떨어진 세계관을 보여준다는 것이 문제다. 2편의 전환점을 짚고 왔기에 망정이지, 1편의 대단함과 위대함은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에서 단순화 과정을 거쳐야만 했던 것이다. 더이상 철학적인 이야기에 존재론적 이야기를 거듭하자면, 인간과 기계에 관한 SF적인 이야기의 과정과 결말을 끌어내기에는 장황했기 때문일 것이다.



매트릭스3 - 레볼루션. 매트릭스가 아니었다면 최고의 SF!!

이말은 기준을 어디에다 둘 것이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매트릭스 3편'을 재미있게는 봤다. 특히나 화려한 비주얼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매트릭스'였기 때문에 뭔가의 부족함을 느끼게 했다. 이것이 다른 보통의 SF 액션 영화였다면 정말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키보드를 두들겨대면 칭찬하느라 정신이 없었을테지만, 1편부터 이어져 온 '매트릭스 시리즈'의 최종판이라는 점에서 잠시 주춤했던 것은 사실이다. 3편은 그냥 '액션히어로의 장쾌한 SF 액션' 외에는 크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더라는 얘기다. (물론 기존의 '매트릭스'에 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없길 바란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단순화되어버린 이야기의 결론...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라는 1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뜬금없는 이야기...(자꾸 1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뿌리를 찾기 위함이다) 존재론에 관한 이야기도 자취를 감췄고, 철학적인 사고는 언제부터 없어졌는지 모를 정도로 무관심해졌으며, 메시아적인 뉘양스는 결국 슈퍼'액션'히어로에
그치고 만다. 너무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매트릭스'다! 이것은 '스타쉽 트루퍼즈'가 아니란 얘기다. 수많은 해파리와 골리앗을 연상케하는 방어군의 대결은 단순히 비주얼로만이 아닌 의미를 갖고 있는 화면이었어야 했다. '와~ 저 CG 죽이는데'의 반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의미가 무엇이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어울리지 않는 대답을 준비하고 있다. 철학적 사고와 존재론의 고찰에 대한 최후의 인간이라는.. 어쩌면 유일하게 실제 존재감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에서의 실제 인간들의 마지막 행위라는 측면에서 그것이 CG로 도배가 되어야 할 순간이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막강 CG! 다른 것은 놔두고 비주얼만 얘기해보자.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자한다면 밤새도록 칭찬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 '매트릭스'의 CG는 지금껏 내가 보아온 최고의 비주얼이며, 현대의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의 결정판이다. 특히나 몹씬(떼거지씬) CG의 기술은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을 뛰어넘는 결정적인 기술의 진보를 보여줬다. 아마도 그 계보는 '미이라'를 지나 '클론의 습격'을 만난 후, 의도적으로 '클론의 습격'을 뛰어넘겠노라고 말한 피터잭슨의 말처럼 '두 개의 탑'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되더니, '매트릭스 레볼루션'에서는 집대성이 된 듯하다. 물론 이럴수록 '왕의 귀환'에서 더 큰 기대를 하게 되는지도 모르지만...엄청난 돈을 들인 만큼 엄청난 비주얼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는 막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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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와 스미스의 대결. 개인적인 시각에서의 약간의 허탈감.

사람들이 마지막 장면에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떠올렸다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진짜 그것을 배겼는지 아닌지는 모를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비주얼 만큼은 '인정사정'이 더 좋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흔히들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빗방울이 잘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물론 그런 이유에서 '매트릭스'에서도 빗방울 자체가 큰 것을 썼다고 한다. 게다가 조명을 인물의 앞부분에 비춰야하기 때문에 (그래야 인물 앞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앵글 안에 먼저 들어온다) 화면 자체가 플랫해질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매트릭스'는 배경을 꽉 채우고 있는 복제된 스미스를 보여주기 위해서 자연스런 전방 조명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주변배경의 CG합성도 있으니 그 장면의 비주얼을 원하는데로 하기는 힘들었을 것도 같았다.

물론 그들의 기술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지만, 굳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비교를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조명과 카메라 앵글을 좀 더 집중적으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흔히들 말하는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두 장면을 비교해서 무엇이 더 잘됐다라는 판가름을 할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매트릭스'의 장면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의 장면은 비슷한 컨셉이지만 의도하는 바가
다름이 분명하기 때문에 장면의 의미나 우열을 점해보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단순히, 비주얼 적으로 어떤 장면이 기본에 충실할 수 있었나의 문제이다. 한가지 사족.. 네오와 스미스의 마지막 대결이 약간 지루했다는 것이다. 혹자는 '드레곤 볼'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그런 이유에서 지루함이 더 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그런 장면이 있지 않은가? 주인공은 악당의 공격에 무너지고.. 진 것 같지만,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서 좀더 강한 공격을 하지만, 악당 역시 그에 상응하는 막강한 공격을 다시 퍼붓고 다시 쓰러지는 주인공... 모두가 졌다고 느낄 때 서서히 다시 일어나며 또다시 공격을... 이런 패턴의 반복이 문제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비장하게 시작했던 대결은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고, (멀리서 달려와서 부딪히고, 하늘로 쏟아오르고, 물파장이 일어나고 하는) 싸움이 끝난 듯 하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비슷한 장면을 또 보여주고, 또 넘어져서 끝난 듯 싶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날라가고 공중에서 부딪히고 이런식으로 '질질 끌었다'는 인상이 너무 강했던게 사실이다 ㅡㅡ;



이야기의 허술함. 부족한 마무리.

3편의 이야기는 여느 SF영화의 묵시록적 비전을 갖고 있는 평범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기계와 인간의 관계에서도 특별한 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껏 우리가 보아온 보통의 SF영화의 이야기이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하는 2% 부족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애니 매트릭스'를 보라고? 아니 천만의 말씀이다. 이것은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하는 최종편이지 부연설명 없이는 이해가 안되는 중간 이야기가 아니란 얘기다. 게다가 영화내용이 얼마나 부족하면 다른 대체 이해장치를 쓰란 말인가? 처음부터 '매트릭스'가 '애니 매트릭스'와 함께 기획됐다면 또 모를까.. (만약 그랬다면 '애니 매트릭스'도 극장판으로 제작을 했겠지만) 이야기의 부족함을 다른 장치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니.. 참으로
실망스러울 뿐이다. 게다가 2편에서 뒤늦게 실컷 설정하던 기본 베이스들은 3편에서는 별로 얘기되어지지도 않는다. 2편에 나왔던 인물들 혹은 이야기들은 3편에서 별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3편 초반에 나오는 기차의 설정이나 나이트클럽씬. 2편의 키메이커 등은 물론 한가지씩의 장치는 갖고 있지만 유기적으로 이야기를 연결하지는 못하는 장치들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3편의 결말은 상당히 단순한 이야기의 형태를 갖고 있다.



처음부터 넉넉한 3부작으로 준비했다면? 다른 결말을 낳았을까?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이 점에 대한 의문이다. 과연 '매트릭스'가 처음부터 3시간짜리 3부작으로 제작되었더라면 어떤 결과를 맞이했을까? 과연 지금의 3편처럼 단순한 액션영화의 마무리를 따라갔을까? 아니면, 더욱 심오한 결말을 내리기 위해 '에반게리온'과 같이 사고의 유형만을 던져줬을까? 이야기를 더 풀어내는 것도 난해할 일이지만, 어떠한 결말을 내기 위해 이야기를 줄여나가는 것도 난해한 일일 것이다. 게다가 설정해놓은 이야기에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부연설명의 장치들을 활용한 것을 보면 워쇼스키 형제는 비주어로 가득찬 SF영화보다는
깊이있는 이야기를 거론할 수 있는 '블레이드런너'와 같은 무게감을 다루고 싶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 아니던가? 어차피 이야기의 깊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사람들일테니, 시리즈로 기획이 선회한 것에 대해서 스스로가 난감함을 표시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매트릭스'를 사랑하고, 아직까지 여러가지 해석을 늘어놓으며 가장 깔끔한 이해가 뭔지를 고민하고 있다. 사람들의 글도 읽어보며 이해에 대한 욕심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다들 인간과 기계에 관한, 혹은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것은 '순수하게' 이야기에 대한 해설을 해줄 수는 있다. 이야기의 흐름과 사건의 과정과 부연설명과 역할들에 대해서... 하지만 '매트릭스'에 열광했던 철학적인 사고와 존재론적인 SF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나 역시도 그런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 1편이 의도를 확고이 하려고 한다. 이야기의 깊이와 비주얼의 충만함이 가득했던 그 이야기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