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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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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옮긴이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210.♡.240.45), 작성일 03-02-05 18:54, 조회 7,927, 댓글 0

본문


秘傳 서유기②

> “손오공의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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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행 언론인·玄妙學會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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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_dt-01021701_03.jpg> ‘서유기’는 흔히 ‘손오공(孫悟空)’이라는 이명(異名)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것은 손오공이 소설 속에서 중심적인 대활약을 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손오공이란 이름에서 성으로 쓰여진 ‘손(孫)’은 단순한 원숭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부터 한자로 원숭이를 뜻하는 글자로 ‘호손(호손)’이 쓰였는데 ‘호손’ 가운데서 ‘손’이란 글자를 원용했다. 그런데 ‘오공(悟空)’이란 이름은 매우 중요한 뜻을 지니고 있다. ‘오공’은 ‘공(空)’을 ‘깨달았다(悟)’는 뜻인데 ‘공(空)’은 불교의 근본적인 개념의 하나다. ‘손오공’이란 이름은 따라서 종교적인 공법(功法)을 수행(修行)해 ‘공(空)’을 깨우친 원숭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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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이 손오공은 어떤 인연으로 이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는가. 그의 내력을 우선 소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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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출생지는 동승신주오래국(東勝神洲傲來國)이라는 나라의 화과산(華果山)이라는 곳이었다. 그가 출생한 시기는 이 지구가 이미 훌륭히 굳어지고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생긴 뒤인데 물론 옛날 옛적이었다. 화과산 위에 있는 울퉁불퉁한 선바위(仙石)가 어느듯 하늘과 땅의 정기를 타고, 만삭이 되자 돌을 깨뜨리고 땅속에서 솟아 나온 것이 원숭이 형상을 한 괴물이었다. 이것이 바로 후일의 손오공이 된 위물(偉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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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이 태어난 ‘동승신주오래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동승(東勝)이란 동쪽에 있는 빼어난(勝) 곳을 뜻하는 것이고 신주(神洲)란 신(神)을 섬기는 문명을 지닌 곳(洲)을 뜻하는 것이다. 신(神)이란 글자는 흔히 귀신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지지만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 속에서는 ‘하느님’ 또는 ‘유일신’을 나타내는 글자로 풀이됐다. 주(洲)라는 글자는 문명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동승신주’란 동쪽에 있는 아름다운 곳으로 하늘을 섬기는 문명을 지녔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오래국’이란 나라의 이름에서 오(傲)라는 글자는 ‘오만하다’ 또는 ‘거만하다’는 뜻의 ‘자부심’의 극치를 나타내는 글자로 풀이된다. 따라서 ‘오래국’이란 ‘자부심(傲)’이 나오는(來) 나라(國)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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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이런 나라는 도대체 어느 나라를 말하는 것인가. 우리의 옛 조상들은 배달나라가 바로 그런 나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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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나라는 동쪽에 자리한 빼어난 곳이었고 하늘을 섬기는 문명을 이루었으며 백성들의 자부심이 샘솟는 나라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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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이 태어난 ‘화과산’이란 산이름에서 화(華)는 ‘빛나다’,‘아름답다’의 뜻이며 과(果)는 ‘열매’ 또는 ‘성과’를 뜻하는 글자이다. ‘화과산’은 아름다운 성과가 이루어지는 산이라는 뜻이다. 선도(仙道)나 밀교(密敎)의 수련에서 행하면 반드시 얻어지는 아름다운 열매의 경지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화과산의 뜻이다. 이런 뜻풀이에 따르면 ‘동승신주오래국 화과산’이란 그야말로 깊은 뜻을 지닌다고 아니할 수 없다. 동쪽의 아름다운 문명의 자부심 가득한 나라, 그곳에서 선도수련을 하면 아름다운 열매가 맺어진다는 믿음이 그 속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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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이 태어난 선바위는 우리나라에서 옛적부터 기복신앙의 대상으로 삼아온 선바위와 다를 바 없는 그런 바위다. 서울에도 인왕산에 선바위가 있고 그 위에 국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그것은 천고(千古)의 신비를 지닌 영물이라고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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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바위에서 원숭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밖에 없다. 돌(石)이 지닌 본래의 뜻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것 그리고 불모(不毛)라고 풀이된다. 아이를 못낳는 여인을 석녀(石女)라고 부르는 것도 이에서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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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불모의 돌 속에서 원숭이가 태어났다는 것은 밀교적으로 살펴볼 때 대단한 의미가 담겨 있다. 돌이란 앞서도 말했지만,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것이 본래의 성질이다. 인간 역시 본래의 성질은 돌과 진배 없는 것이다. 원숭이란 심원(心猿)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심원은 곧 마음(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마음은 하트(HEART)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돌에서 원숭이가 태어났다’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인간의 본성에서 마음이 생겨난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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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의 탄생은 불모의 돌에서 하늘과 땅의 정기로 포태(胞胎)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선도와 밀교의 비밀스런 가르침은 수련을 통해서 하늘과 땅의 정기를 받으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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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傳 西遊記③

> 天界의 지배원리

> 편역자 이규행 (언론인·玄妙學會 회장)

> --------------------------------------------------------------------손오공은 선바위에서 태어났으므로 애초부터 부모도 없고 성도 이름도 없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정기를 타고 생겨난 만큼 원숭이라 하여도 보통 동물의 원숭이는 아니었다. 두 눈에서는 금빛의 광채가 나서 푸른 하늘을 번개같이 비칠 정도였다. 두 줄기의 방사선 같은 빛이 허공을 향해 뻗치는 것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옥황상제(玉皇上帝)는 무슨 일인가 하고 깜짝 놀랐다. 옥황상제의 풀 네임(Full name)은 ‘옥황대천존현궁고상제(玉皇大天尊玄宮高上帝)’인데 우리말로는 하느님이란 뜻이다.

> 옥황상제는 장군 두 사람을 불러 ‘도대체 지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명했다. 명령을 받은 두 장군의 이름은 천리안(千里眼)과 순풍이(順風耳)였다.

> 천리안이란 천리 밖의 일도 훤히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며 순풍이란 바람이 몰고 오는 소리는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옥황상제가 천계(天界), 곧 하늘나라를 지배하는 권력의 원천인 수많은 정보를 한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많은 정보는 천리안과 순풍이를 통해 끊임없이 보고된다. 말하자면 비디오와 오디오에 관한 모든 정보를 쥐고 있어야 권력이 유지되는 원리가 곧 하늘나라의 원리임을 시사해 주는 셈이다. 물론 인간세계에도 천리안과 순풍이 같은 존재가 결정적인 몫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정치나 기업이나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문제는 인재의 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밀교와 선도에선 수련의 경지에 따라 이른바 천안통(千眼通)과 천이통(千耳通)의 단계에 도달한다. 천안통은 곧 천리안과 상통하는 것이고 천이통은 순풍이와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천안통이나 천이통에서 말하는 눈(眼)과 귀(耳)는 육신의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제3의 눈과 제3의 귀를 뜻하는 것이다. 제3의 눈은 육신의 두 눈을 감고 수련해야 보이는 경지를 일컫는 것이고 제3의 귀는 모든 잡소리를 듣지 말아야 들리는 것이다.

> 티베트 밀교에선 제3의 눈을 열어주기 위해 수련자의 두 눈 사이에 있는 이마 위의 천목혈(天目穴)을 뚫어 주기도 한다.

>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통 선교에선 그런 인위적인 것을 기피하고 호흡, 곧 기를 통해 제3의 눈을 개안(開眼)케 한다.

>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천리안과 순풍이는 상황보고를 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두 줄기의 방사선 같은 금빛이 나오는 곳을 찾아 보았더니 해동(海東)의 동승신주오래국에 있는 화과산이라는 산이었습니다. 그 산꼭대기에 있는 선바위에서 성태(聖胎)로 돌알이 생겼고 거기에서 한 마리의 원숭이가 태어났는데 그 원숭이의 두 눈에서 금빛의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나와 하늘까지 비쳤던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조금도 염려할 일이 못됩니다. 이제 그 원숭이의 두 눈이 빛을 쏟아낼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원숭이가 여기 저기로 날뛰면서 나무열매를 따먹고 물을 마시는 모양을 보니까 빛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판단됩니다.”

> 성태로 태어난 손오공은 태어날 때의 성품을 그대로 지켰더라면 성스런 원숭이, 곧 성원(聖猿)으로서 두 눈에서 금빛을 계속 방사했을 것이다.

> 그러나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자 참지 못하고 세상의 온갖 더러운 것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성(聖)’이란 글자가 지니는 모든 상징적 현상은 사라지고 마는 법이다. 이것은 비단 손오공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 우리나라의 전통 사상에는 인내천(人乃天)이라고 해서 사람이 곧 하늘이라고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하늘 같은 존재고, 사람의 아들은 곧 하늘의 아들이라고 여겼다.

> 그렇기 때문에 내 속에서 하늘을 찾고, 하늘이 곧 내 안에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선교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 그러나 그런 성스러움과 성태로서의 인간은 온갖 더러운 음식과 오염된 공기를 섭취함으로써 빛을 잃게 된다. 잃은 빛을 되찾고 성태로서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다름 아닌 선교의 수련이다.

> 전통적인 수련방식이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어머니 뱃속에서 익혔던 우주의 리듬, 곧 하늘의 호흡을 되찾는 것이다. 흔히 태식(胎息)이라고도 일컫는 이 호흡은 선인(仙人)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필수과정이다. 또 하나는 단식(斷食)이다. 단식은 몸 안에 있는 모든 노폐물을 정화시켜 주기도 하지만 신령(神靈)스런 존재로서의 본래의 참모습을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