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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가 있어 행복한 것은...(달라이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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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요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34.145), 작성일 04-02-24 00:27, 조회 4,0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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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라는 고통스런 생각을 품고 있는 한

나의 마음은 평화를 맛볼 수 없네.


기쁨도 행복도 찾을 길 없고,

편히 잠들지 못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길 없네.



(샨티데바, "입보리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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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구절은 미움이 끼치는 파괴성은 아주 구체적이고 가시적이며 즉각적이라는 점을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워하는 마음이 주체할 길 없이 강하게 일면 그 즉시 평화는 깨지고 태연함을 잃게 된다. 그러한 미움의 감정을 품게 되면 사람이 긴장하게 되고 초조해져 식욕도 없어지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보아 우리가 사는 목적은 행복과 만족감을 찾기 위해서라고 나는 믿는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행복의 네 가지 요소 또는 네 가지 실천 덕목 가운데 처음 두 가지 요소는 해탈이나 깨달음과 같은 종교적 또는 정신적 염원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의미의 기쁨과 행복을 성취하는 내용과도 관련이 있어 세속적인 의미로 우리가 익히 이해하고 있는 기쁨과 행복에 관해 다룬다. 그러한 수준의 기쁨과 행복을 온전히 맛보려 할 때 그 열쇠는 마음의 상태에 있다.


그러나 그러한 수준의 기쁨과 행복을 성취하는 데 공헌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한 것들은 우리가 이미 행복의 근원이라고 여겨 오던 것으로서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여기고 있는 육체적인 건강도 그 중 하나다. 다른 요소는 부의 축적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부의 축적을 기쁨과 행복의 근원이라고 생각해 왔다. 세 번째 요소는 친구나 동료가 있는 것이다. 행복하고 복된 삶을 누리려면 서로 믿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여러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예로부터 내려오는 생각이다.



이 모든 것들이 실제적인 행복의 원천이나, 그러한 요소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행복하고 복된 삶을 누릴 수 있으려면 마음의 상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미워하는 생각을 품거나 마음 깊은 곳에 강하고 자극적인 분노가 자리하고 있다면 건강을 해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쁨과 행복을 위한 요소 중 하나가 파괴되는 것이다.



막대한 재산을 지닌 사람도 분노와 미움으로 감정이 격해지면 그 재산마저도 다 던져 버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따라서 부의 축적만으로는 진정으로 추구하는 복된 삶을 보장받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분노와 미움으로 가득 찬 상태에서는 친한 친구도 '얼음'처럼 차가워 보이고 멀게 느껴지며 귀찮게 생각된다.



이런 것을 볼 때 우리 마음의 상태가 기쁨과 행복의 성취 여부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깨달음을 위한 수행의 관점은 접어 두고라도,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세속적인 의미의 기쁨과 행복을 추구할 때도 마음이 고요하면 할수록 마음의 평화도 커지고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능력도 커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고요한 마음 또는 평화로운 마음이라고 할 때의 상태는 넋이 나간 상태와 같이 감정도 없는 아주 무감각한 상태나 냉담한 상태와는 다르므로 잘 구별해야 한다.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애정과 자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주 높은 수준의 감수성과 느낌이 개입되어 있다. 내면의 수양이 부족하고 마음의 고요함이 부족하다면, 외적인 여건이나 조건이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기쁨과 행복을 결코 얻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의 고요함, 즉 내면의 안정을 얻게 되면 외적인 여건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분노와 미움이 일어나는 경우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상처받았다고 생각되거나, 누군가에게 기대 이햐의 불공정한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될 때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때 분노가 일어나는 과정을 잘 살펴보아야 하는데, 분노는 그 무엇인가를 보하하려는 차원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고, 싸움에서 우리 편을 들어 주거나 우리에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친구와 같은 면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분노나 미움은 방태나 보호자로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마음 속에서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찬드라키르티는 미움보다 더 나쁜 것은 없으며, 복수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된다거나 이미 입은 상처를 막아 준다거나 줄인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폭력에 맞서 폭력으로 대항하기 위한 정당화의 수단일 뿐이라고"중론 입문"에서 주장한다. 이미 육체적으로 상해 또는 기타의 피해가 가해진 경우에는 설득력이 없는 논리다. 복수한다고 해서 이미 입은 상처나 상해를 없애거나 회복할 수는 없다.



한편, 어떤 상황에 대하여 관용적인 자세로 대처하지 않고 나쁜 방법으로 대처한다면 지금 당장에 이로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나쁜 태도와 감정이 싹터서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복수함으로써 따라오는 결과는 오직 그 당사자에게 돌아가 미래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 당장에 뿐만 아니라 개인의 앞날을 보더라도 해롭기만 한 것이다.



그러나 매우 부당하게 취급당했는데도 그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면 가해자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가 돌아가게 되고 그러한 상황은 굉장한 반작용을 부른다. 이 경우, 범죄자를 불쌍히 여겨 분노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굳건히 견디거나 대응하는 것이 좋다. 사실상, 보살 서원 중 하나는 그러한 상황 속에서 강건하게 견뎌낼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면 서원을 어기는 것이다.



이 외에도 "중론 입문"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사는 것이 힘들어지고, 심한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면 기품을 잃지 않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색이 다소 부자연스러워진다. 그 사람이 나타내는 불쾌한 표현이나 떨림은 매우 적대적이어서 다른 사람이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데, 마치 그 사람의 몸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사람만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애완동물이나 기타 동물들도 화난 사람을 피하려고 한다.



미움이 초래하는 즉각적인 결과는 그런 것이다. 사람의 외모를 흉하고 불캐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격렬한 분노와 미움이 일어나게 되면 두뇌의 기능 중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장기적 또는 단기적인 영향을 분석하는 부분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어 판단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람이 거의 미쳐 버리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분노와 미움이 일어났을 때 따르는 부정적인 결과다. 이러한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러한 감정의 폭발은 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분노와 미움으로 인한 파괴적인 결과가 개입되는 한 누구도 부유한 삶을 보장받을 수 없다. 백만장자라고 해도 그러한 경우에 처할 수 있으며, 교육 수준이 높다고 해서 그러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법으로도 보장할 수 없는 문제다. 방어 체계가 뛰어난 핵무기를 갖추고 있다 해도 분노와 미움의 파괴적인 결과는 막아낼 수 없다.



그러한 파괴적인 영향을 피할 수 있고,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인내와 관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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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거지들이 많지만

해를 끼치는 거지는 드물다.

내가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 한

나에게 해를 입힐 사람은 드물다.

따라서 집 안에서 보물이 솟아 나온다면

수고하지 않고도 손에 넣을 수 있듯이,

원수가 있어 행복한 것은

나의 깨달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샨티데바 "입보리행론")


(인내에 대한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집에서)

달라이 라마, "명상으로 얻은 깨달음", 가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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