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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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하는 회원님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제 경험담과 생각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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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동방의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124.189), 작성일 07-03-17 16:10, 조회 4,62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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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은 회화 중심으로 배운다고 하지만 제 중고등학교 시절만해도 영어는 단어 외우고, 문법, 해석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당연한 학습법인 줄 알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영어는 배우기 불가능해 보이는 언어였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지요. 모회사의 방문(전화)영어도 했고, 학원도 다니고 했지만 “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역시 외국에 나가 몇 년 살던가 아님 그에 상응하는 뭔가 특수한 환경이 있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 영어공부에 방법에 관한 책들을 몇 권 보게 됐습니다.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와 이재룡할아버지의 297시간만에 귀를 뚫다 등등..



그 책들의 요지는 영어도 결국 살아있는 말(매일 사용하며 말하고 듣는)이니 해석하고 번역해보는 글자위주의 학습방법에서 탈피해 1. 이해하려는 노력을 배제한 채 그저 많이 듣고 익숙해져서 귀를 뚫고(억양, 리듬이나 발음에 친근해지도록) 2.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쉬운 것부터 많이 소리 내어 읽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 겪는 것은 부모님과 주위사람의 말을 많이 듣는 것입니다. 연필을 쥐고 글자를 써보진 않지요. 아기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청각이 발달된 후로는 끊임없이 주위의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 후에 입과 혀 근육이 발달되면 옹알이도 시작하는 거죠. 말을 배우는 순서는 대게 비슷합니다. 먼저 듣고 따라서 말해보고 나중에 글자를 익히면 읽고 마지막엔 써보는 순서죠. 일본어 같은 경우야 우리랑 어순과 문법 구조도 매우 비슷하고, 발음을 알아듣는 것에도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우리말에 대응하는 단어를 외우는 식으로 공부를 해도 도움이 되긴 하지만 서구의 언어는 그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언어의 차이점도 더 큽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를 들으면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고 단지 아는 단어가 몇 개 들릴 정도이죠. 그렇지만 하루에 한 시간 이상(개인적 생각으로는 두 시간 이상이 효과가 제일 큰 것 같음, 그리고 쉬운 것부터 들어야 됩니다)만이라도 꾸준히 듣고 따라서 읽는다면(성대모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어느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영어의 발음과 어디서 끊어 읽게 되는지 그리고 영어를 말하는 리듬(인토네이션)을 알게 됩니다. 소리를 반복적으로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영어로 사고를 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가르칠 때처럼 해석하느라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할 틈이 없는 것이죠. 흐르는 물처럼 말은 계속 지나가는데 단어 하나 잘 듣기 위해 혹은 해석하기 위해 붙들고 있으면 나머지는 전부 놓치게 되는 셈이니까요.



그리고 그 단계가 지나가면 자신도 모르게 단순한 것부터 저절로 이해가 됩니다. “아, 이것은 이런 것을 의미하는 구나.”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단계쯤에선 영어의 어순에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영어는 순서대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도 알고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아무리 문장이 길어도 결국은 앞의 내용을 덧붙여 설명 또는 수식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The boy injured in the accident was sent to a hospital.

에서

The boy / injured / in the accident / was sent to a hospital.

injured는 The boy를 설명하는 거고 in the accident 또한 어떻게 injured를 당한 건지 설명하는 것입니다.

굳이 해석하자면 “소년이 부상당했는데 사고로 보내졌다 병원에(으로)” 이런 식으로 머릿속에 이미지나 느낌이 전달됩니다.

그리고 /표시는 끊어 읽는 부분인데 저기서 의미가 전달되는 것입니다. 물론 더 잘 게 쪼갤 수도 읽고 더 간략하게 쪼갤 수도 있습니다. 일반 영미권 사람이라면 The boy injured in the accident / was sent to a hospital. 아마도 이렇게 한번만 쉬었다 읽을 것 같습니다.



외국어를 공부하고자 한다면 아니 외국말을 하고 싶다면 조선시대 천자문 배우는 것처럼 글을 쓰며, 글자의 숨은 뜻을 헤아려 볼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엔 몸에 벤 습관처럼 깊이 생각지도 않고 튀어나올 수 있게 반복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운동하는 거랑 똑같아요. 공이 이렇게 날아 올 땐 이 타이밍에 이 정도 힘을 주고 쳐내면 가장 멀리나간다 하고 굳이 계산하진 않지만 이미 몸은 반응을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운동을 잘하려면 지속적으로 기본기술을 반복하잖아요. 축구선수는 트래핑과 패스 슈팅을 연습하듯이 외국어를 배우려면 계속 듣고 소리 내서 따라하는게 기본 기술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실력이 향상됐을 때 책을 읽으면 모르는 단어도 유추해서 사전을 찾지 않고도 저절로 알게 되고, 또 쓰기능력을 향상시키려면 그제서야 이것저것 일기도 써보고 그냥 잡담도 써보면 됩니다. 발음을 잘하고 싶으면 녹음테이프의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발음이 어느새 현지인과 비슷하게 변하게 됩니다.



이것은 외국어에 대한 저의 평소 생각이며, 제 블로그에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었는데 학생자녀를 둔 부모님이나 외국어를 공부하는 회원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 다시 써봤습니다. 그리고 혹시 궁금한 내용이나 의문점이 있으면 덧글이나 쪽지, 메일 등을 통해 물어보세요.^^



-- 헛.. 메일 주소를 안 적어놨네요.

liar5@naver.com



항상 건강하고 평안하세요.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2-13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