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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와리스디리의 <할례,강제결혼 반대> 그리고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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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osolemi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39.240), 작성일 09-12-24 15:05, 조회 5,617, 댓글 0

본문


출처: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912/h2009122413241984210.htm

2009/12/24 13: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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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슈퍼모델, 여성할례 반대자, 와리스 디리의 편지>





-책'엄마에게 쓰는 편지' 출간

  권오숙 옮김12800원 (기린원)





매년 300만명 이상의 어린 여성들이 성기를 잘라내는 할례를 당한다.



한 여성의 미래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짓밟히는 셈이다.



소말리아 출신의 세계적 모델 와리스 디리도 그런 소녀 중 하나였다.



녹슨 면도칼로 할례를 당한 그는 곧 이은 강제 결혼을 피해 사막에서 도망쳤다.



그는 슈퍼모델로 성공했지만, 곧이어 그 무대에서 내려와 자신과 같은 아프리카 여성들의 고통에 반대하는



일을 시작했다.





유엔 특별대사가 됐고, 오스카 로메로 상을 받았으며, 프랑스 정부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도 받았다.



그러나 이면에서 그는 항상 울고 있었다.



그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수치심을 느끼는 한 여성이었고, 자신이 하는 일이 전통과 뿌리를



부정하는 일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고 믿는 어머니와도 심하게 다투고 알코올 중독과 정신이상 증세에 시달렸다.







와리스 디리의 '엄마에게 쓰는 편지'(기린원 펴냄)는 제목 그대로 여성 할례 투사인 그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쓰는 화해의 편지이자 사랑의 고백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복부 통증을 앓는 어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그는 어머니를 오스트리아 빈으로 데리고 왔다.



10년 만의 재회였다.





그러나 그 만남은 다툼으로 끝났다.



어머니는 할례가 옳은 것이고, 이슬람교가 명하는 것이며 소중한 전통으로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할례는 평생의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며 이슬람교와도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위경련이 재발해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어머니는 옷을 입고 무대를 걷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그런 직업을 가진



와리스 디리의 사인을 받으려고 인파가 몰려드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아프리카 바깥의 일을 몰랐다.



인파가 몰려들자 "그들에게 빚을 진 것이냐"고 물어봤을 정도다.



와리스 디리는 편지에 그런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았다.





어머니에게서도 이해받지 못했다는 슬픔과 서러움도 담았다.







"엄마는 지금 그대로의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저는 미래의 아프리카를 믿습니다.



자신들의 손으로 미래를 만드는 강하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 사는. 엄마, 과거의 일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우린 서로를 용서해야 합니다."







그는 이 편지가 누구에게도 결코 털어놓지 못했던 은밀한 속내를 쓴 것이며,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엄마도 아시다시피 저는 투사입니다.



전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습니다.



적어도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인, 엄마의 사랑을 쟁취하려는 전투에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살아 있는 날까지 다시 엄마의 마음속으로 돌아갈 길을 찾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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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겨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95169.html

2009-12-23 오후 10: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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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아프리카 / 신기섭>





국제 뉴스에 등장하는 제3세계의 모습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기아, 쿠데타 따위로 얼룩진 ‘위험한 지역’으로 묘사되기 일쑤인데, 특히 아프리카가 그렇다.



이렇게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건 세계 뉴스 유통을 서양 백인들이 지배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한 고전적인 연구로는 노르웨이 학자들인 요한 갈퉁과 마리 홀름보에 루예의 1965년 논문



‘외국 뉴스의 구조’를 꼽을 수 있다.





노르웨이 신문들의 콩고, 쿠바, 키프로스 위기 상황 보도를 분석한 이 논문은 언론의 뉴스 선택 과정에서



생기는 왜곡 때문에 약소국들은 보통 부정적으로 그려진다고 지적한다.



이는 노르웨이만이 아니라 서양 언론 전반의 문제다.











제3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퍼뜨리는 게 언론만은 아니다.



최근 번역 출판된 소말리아 여성운동가 와리스 디리의 책 <엄마에게 쓰는 편지>는 아프리카를 돕자고



나서는 이들조차 왜곡된 인상을 강화시킨다고 고발한다.





모델로 유명해진 뒤 여성할례와 강제결혼에 반대하는 운동가로 변신한 디리는 1985년에 벌어졌던



‘아프리카 돕기 콘서트’에 대해 이렇게 쓴다.







“그것이 아프리카를 위해 좋은 일이 될 거라고 말하겠지요. 하지만 거기에 출연한 유명 스타들도 많은



이득을 볼 겁니다… 팝스타들과 정치가들이… ‘아프리카는 늘 도움이 필요한 대륙’이라는 사고방식을



고착화시켜 버립니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힘겨운 환경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생존하는 법을 알았지만 지금은 그걸 잊어버렸다"





고 탄식한다.





“더 이상 쇼윈도에 전시된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얼굴”이 되고 싶지 않아 모델을 그만둔 디리는,



여성 인권 존중을 출발점으로 삼아 아프리카가 스스로 일어서자고 호소한다.



절규에 가까운 그의 이야기는 이제 원조를 하는 나라 대열에 들어선 한국에서도 귀담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